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택시 사기꾼 이야기와 우즈베키스탄에서 키르기즈로 기러기 아빠와 가족

중앙아시아 라이프 2023. 8. 6. 00:34

# 생전 처음 경험하는 기러기 생활

 

우즈베키스탄 타슈켄트에서 키르기스스탄 오시에 있는 프로젝트로 급하게 발령을

받게 되면서 말로만 듣던 기러기 아빠로 생활을 한지도 벌써 1년이 다 되어 간다.

국제개발협력 분야의 특성상 ODA기금의 운영을 한국 NGO가 할 경우에는 보통

상대적으로 어려운 지역에서 프로젝트를 하게 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이제 아이들도 학교에 들어갈 시기가 되니, 저개발국의 수도 이외의 지역에서

근무를 하게 되는 경우에는 가족의 이슈와 관련해서 여러 가지로 고려해야 할 것들이

많아질 수밖에 없다.

 

 

아내도 경력 단절에서 탈출하여 타슈켄트에 있는 국제학교에서 일을 할 수 있는

기회가 생겼고 아이들의 교육 환경을 고려하면 키르기스스탄 오시는 가족과 생활

하기에 쉽지 않은 선택지다.

 

 

9월에 학기가 시작하는 학제로 운영되는 중앙아시아 교육운영 시스템의 특성상,

일단 혼자 키르기스스탄 오시로 이동을 했고 가족은 우즈베키스탄 타슈켄트에서

일단 1년 정도 떨어져서 지내는 결정을 어렵게 하게 되었다.  

타슈켄트에서 안디잔으로 가는 택시 정류장에서 일하는 브로커(사기꾼 브로커)_위 사진에 있는 사람은 무조건 피하는 것을 강력 추천!!

# 살벌하고 험난한 가족 상봉의 과정들

 

타슈켄트와 키르기스스탄 오시는 자동차로 이동할 수 있을만한 거리다.

국경에서 보통 1~3시간 정도 수속 시간이 필요하고 우즈베키스탄 국경에서

타슈켄트까지 운행되는 공유택시가 항상 대기하고 있다.

 

 

키르기스스탄 국경에서 오시 시내까지는 택시로 15분 밖에 걸리지 않기 때문에

오시에서 우즈베키스탄 국경을 넘어가는 것은 그리 어렵지 않다. 다만 사람들이

붐비는 시간에는 피난 가는 난민 수준의 복잡함과 때로는 밀리고 밀치는 불편한

경험을 해야 할 수도 있다. 

 

 

# 알고도 계속 당하게 되는 택시 사기

 

우즈베키스탄과 키르기스스탄 국경에서 타슈켄트로 이동하는 택시의 경우 보통

공유 택시를 이용하게 되는데 국겨에서 타슈켄트로 가는 사람들이 준중형 차량에

꽉 차면 기사는 출발한다.

 

 

사람이 꽉차지 않으면 무한대로 기다리거나 이미 택시에 있는 손님들이 돈을 더

부담하면 출발하는 시스템이다. 승객 1명당 비용은 약 15~20$...

 

 

문제는 타슈켄트에 있는 택시 정류장에서 키르기스 국경까지 이동하는 택시를

이용하는 구간에서 여러 가지 형태의 당했다. 대부분의 택시는 타슈켄트에서 안드잔

구간으로 가는데, 일부 승객은 국경(그라드니짜)으로 가는 승객이다. 

 

택시 정류장에 보면 위에 사진에서 보는 사람이 항상 있는데 승객을 택시기사한테

연결해 주는  브로커다. 처음 정류장에 가면 이 브로커가 택시 기사인 줄 알 수도 있지만

이 사람을 승객을  택시 기사한테 연결해 주고 커미션을 받는 사람이다.

 

 

이 사람을 통해서 2번이나 택시를 소개 받아서 탔지만, 택시는 국경까지 가지 않고

안디잔의 어느 고속도로에서 나를 내려주었다. 그리고 다른 택시를 잡아서 나를

국경까지 데려다준다고 하고 하여 돈을 지불했지만, 두 번째로 탑승한 택시 기사는

'나는 돈을 충분히 받지 않았다'라면서 나에게 추가 요금을 요청한 적이 있고 다른 한 번은

택시 컨디션이 너무 안 좋아서 고생한 적도 있다.

 

 

택시를 탑승할 때까지는 브로커와 택시기사가 국경까지 데려다주는 것으로 약속을

하지만  항상 국경까지 데려다주지 않았다. 타슈켄트 택시 정류장에 도착하면 수많은

택시 기사들이 몰려든다.

 

 

그중에서 가장 목소리가 큰 사람은 브로커일 가능성이 높다. 이 글을 보시는 분은

조심하시길.. 참고로 한 자리에 15$(150000SUM)2023 년 기준 가격이다.

 

# 사기꾼 택시 기사

 

위에 사진에 나와있는 택시 기사는 타슈켄트 택시 정류장에 있는 브로커가 소개해 줘서

탑승한 차량이다.

 

 

공식 택시는 아니고 보통 개인 차량으로 택시 영업을 하는 차량이다. 이 택시 기사는

본인이 키르기스 국경마을에 살기 때문에 국경까지 반드시 태워준다고 약속을 했었다.

그러나 안디잔 인근 고속도로에서 갑자기 다른 사람한테 전화를 하더니 정말 형편없는

택시를 불러서 나를 강제로 태워버렸다. 택시 브로커와 함께 거짓말을 한 택시기사인데, 

거짓말을 하고도 당당하게 돈을 달라고 하면서 다른 택시를 타면 되는데 뭐가 문제냐며,

오히려 화를 내는 뻔뻔함에 할 말을 잃게 만들어 버린다. 어느 국가나 택시 사기는 존재한다.

 

 

2~3달에 한번씩 가족을 만나러 택시를 타고 오시-타슈켄트 구간을 이동하는데, 알면서도 

당할 수밖에 없는 동일한 형태의 택시 사기에 의연해질 법도 하지만, 아직 마음의 수련이

잘 안 되었는지 마음을 다스리시가 쉽지 않다. 

# 안디잔 고속도로에서 키르기스스탄 국경까지 이동

 

첫 번째 사기꾼 택시기사의 택시에서 강제로 내려서 탑승한 두 번째 택시를 타고

가로등도 없는 시골길을 달리는데 갑자기 비가 쏟아진다. 엔진에서 이상한 소리가

나더니 자꾸 시동이 꺼진다. 기분이 좋지 않은 상황에서 걱정까지 더해져서 마음이

매우 심란해졌다. 

 

 

대부분의 우즈베키스탄 차량은 가스탱크를 추가로 설치해서 메탄가스를 주유한다.

휘발유 가격의 30% 정도 가격으로 메탄가스 가격은 매우 저렴한 편이다.

두 번째 택시가 주변에 있는 메탄가스 주유소로 들어가서 가스 주유를 하니 차량이

정상적으로 기능하기 시작했다. 차량 고장이 아니라 가스가 부족했었던 것이다.

# 가성비 갑 메탄가스 

 

우즈베키스탄은 메탄가스가 많이 생산되는 자원강국이다. 대부분의 우즈베키스탄

차들은 메탄가스를 연료로 사용한다. 가격이 일반 휘발유에 비해서 25% 수준이라서 

가성비가 매우 좋다. 특별히 타슈켄트를 벗어난 교외 지역이나 시골 지역은 거의

대부분의 운전자들이 메탄가스를 연료로 사용한다. 

 

 

메탄가스를 주유할 때에는 안전상의 이유로 운전자를 제외한 모든 승객은 하차를 

해야 한다. 아마도 주유를 하는 과정에서 폭발의 위험이 있어서 그런 것 같다. 

또한 메탄가스 주유소는 차량과 차량 사이에 큰 벽으로 나뉘어 있는데 이것도

폭발을 대비한 안전상의 이유인 듯하다. 그래서 그런지 메탄가스 주유소에 가면

괜히 조금 불안해지는 느낌을 받게 된다. 사실 폭발 가능성이 높은 것도 아닌데...

 

휘발유 주유소

도로를 달리다 보면 시골 지역에서는 거의 대부분 메탄가스 전용 주유소가 대부분

이라서 휘발유 차량은 연료가 어느 정도 없다 싶으면 주유를 하는 것이 좋다.

# 낯선 사람들과의 점심식사

 

타슈켄트에서 키르기스스탄 국경으로 공유택시를 타면 기사의 특성과 탑승시간에

따라서 중간에 점심을 먹기 위해서 식당에서 잠시 정차를 하기도 한다.

날씨가 덥거나 추운 경우가 많아서 식사를 혼자 하지 않는다고 좁은 차에 남아 있기가

불편하기 때문에 보통 같이 식당 안으로 들어간다.

 

 

다들 처음 만난 사람들이지만 식당에서 얼굴을 마주 보고 같이 식사를 하면서 조금

친밀해지는데, 우즈베키스탄 사람들의 친근하고 손님을 잘 대해주는 성향 때문에

분위기가 금세 좋아진다. 

 

 

보통은 이 구간을 이동하는 공유택시 기사님들이 맛집을 잘 알고 맛집의 대표 메뉴도 잘

알고 있는 편이기 때문에 가능하면 같은 음식으로 주문하면 실패 확률이 낮아진다. 

 

# 가족들의 키르기스스탄 오시 방문

 

내가 우즈베키스탄으로 가족을 만나러 가기도 하지만 가족들이 내가 거주하는 오시로

오는 경우도 많이 있다. 보통 아이들 방학기간이나 연휴기간에  맞춰서 오시를 방문한다. 

바로 붙어 있는 가까운 나라이지만 택시를 타고 국경을 넘는 시간까지 더하면

7~8시간을 이동해야 하는데 아이들에게는 쉽지 않은 이동 거리다. 

 

 

특히 국경을 육로로 걸어서 이동해야 하는데, 가끔씩 국경에 이동하는 사람이 많으면

2~3시간 이상 줄을 서고 서로 밀고 밀치는 상황이 벌어지기도 해서 늘 긴장을 해야 한다.

우즈베키스탄 국경은 상대적으로 잘 정리가 되어 있고 시스템적으로 잘 되어 있어서

오래 기다리지 않는다. 하지만 키르기스스탄의 국경은 구조적으로 트래픽이 많이 발생

하기 때문에 우즈베키스탄의 국경에 비해서 2~3배 이상 시간이 소요된다.

 

 

같은 인원이 이동하지만 국경의 운영 시스템과 매니지먼트의 역량에 따라서 이렇게

확연히 이동시간의 차이가 발생하는 것을 보면, 두 나라 간의 국력 차이가 확연하게

느껴진다. 그래서 키르기스스탄을 생각하면 조금 서글퍼 지는 감정이 생기기도 한다. 

# 오시에서 무엇을 할 수 있나?

 

오시에는 사실 의외로 할만한 꺼리가 없다. 키르기스스탄 제2의 도시이긴 한데 비쉬켁과

도시개발 정도가 확연히 차이가 나서 그냥 한국의 어느 시골 읍내 느낌이라고 할까? 

그래도 조금씩 커피숍과 새로운 음식점들이 생기고 있긴 하다. 

 

 

그래서 오시에 가족이 오면, 아이들이 좋아하는 햄버거 피자를 먹으러 다니거나 공원방문,

수영장 방문, 큰 쇼핑몰에 있는 실내 놀이터에 가능 정도다. 쇼핑몰이 그렇다고 많은 것도

아니고 쇼핑몰이라고 불리기에 애매한 곳이 1곳 있는 게 전부다. 

 

 

키르기스스탄은 산이 많은 나라인데, 오시의 경우 산에 한번 가려면 자동차로 최소

1시간 40분 정도 이동을 해야 해서 가볍게 산에 방문하기에도 부담이 돼서 의외로 산에

놀러 가기도 쉽지가 않다. 이래저래 오시는 즐길 거리가 많이 있지 않다.

오시에서 가장 인기있는 브리오 커피숍(1층 입구 전경)
오시, 자넷 리조트 안에 있는 실내 수영장과 사우나 시설

 

# 키르기스스탄 오시, 자넷 리조트

 

키르기스스탄 오시에서 가장 좋은 호텔 중에 하나가 '자넷 리조트'인데 겨울에도 실내 

수영장과 사우나를 운영한다. 야외 수영장은 여름 시즌에 운영하는데, 사실 겨울에 

운영하는 실내 수영장은 수영장 개념은 아니고 아이들이 물장난 차기 좋은 낮은 깊이의

수영장 개념이다. 

 

 

오시 물가에 비해서는 저렴하지는 않지만 겨울에도 물에 들어가서 아이들이 물놀이를

할 수 있어서 매번 방문한다. 사우나 시설은 매우 수준급이고 규모도 큰 편이다.

호텔 안에 있는 레스토랑에서 음식도 시켜 먹을 수 있어서 한번 방문하게 3~4시간 정도

놀다 오기에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