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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아시아 해외 육아 하면서 생각해본 5가지 장점

중앙아시아 라이프 2021. 5. 16. 08:50

 

우즈베키스탄의 어느 시장에 있는 장남감 가게 방문
타슈켄트 어느 시장 안에 있는  장난감 가게 


2015년에 첫째 아이가 생겼으니 이제 해외에서 육아를 시작한지 6년 차다.

라마단이 끝나고 4일 연휴가 계속되고 있다. 학교를 가지 않으면 아이들과 시간을 같이 보내야 하는데 집에서 오랜 시간 동안 재미있게 놀아주는 것은 아직까지 너무 힘들다. 최대 1시간이 지나면 몸과 정신이 피로해진다.
나만 이런건 아니겠지. 모든 아빠들의 공통된 어려움이 아닐까?

집에서 하루종일 놀아주는 어려움을 가장 쉽게 해결해 주는 방법은 아이들과 같이 외출을 하는 게 아닐까?
오늘은 집 근처에 있는 재래시장에 아이들과 같이 방문했다.

시장 한편에 장난감 가개 2곳이 같이 붙어서 영업을 하고 있었고 아이들과 같이 들어가서 결국은 장난감을 하나씩 손에 쥐어 주고 가게를 나왔다.


2011년부터 계속 해외에서 근무를 하고 있고 아이들도 해외에서 갖게 돼서 한국에서 육아를 해본 경험이 없다. 하지만 해외에서 육아를 하는 장점을 몇 가지 적어보려 한다.

 

# 1. 외국어 언어 습득의 기회


타지키스탄에서 만난 아내는 미국교포2세다. 결혼할 당시만 해도 한국어가 많이 서툰 전형적인 미국 교포였지만 지금은 한국어로 곧잘 이야기를 할 수 있는 정도가 되었다.

아이들은 자연스럽게 영어와 한국어를 습득하면서 자라고 있다. 어릴적 부터 아이들을 돌봐주는 분을 고용해서 아이들과 시간을 많이 보냈었고 우즈베키스탄에 오면서 둘 다 어린이집을 다니고 있다. 아침 9시부터 오후 5시 반까지 수업이 있어서 거의 하루 종일 어린이집에서 지낸다.

한국 나이로 7살, 5살인 아이들은 자연스럽게 러시아어로 생활을 하는 시간이 늘어나고 있다. 중앙아시아의 특성상 러시아어가 공용어로 사용되고 있어 자연스럽게 러시아어를 배우게 된다.

 

# 2. 육아 도움이 고용 가능


물론 모든 국가에 해당하는 것은 아니다. 개인적으로 타지키스탄과 키르기스스탄에서 아이가 어릴 적부터 집에서 아이를 돌봐주는 분을 풀타임으로 고용해서 육아의 부담을 줄일 수 있었다. 인건비가 전반적으로 싼 해외에서만 가능한 혜택이다.


대략 250$~350$ 정도면 주5일 출퇴근을 하면서 아이를 돌봐주는 사람을 구할 수 있다. 한국이나 미국에서는 최소 200만 원에서 250만 원을 주고도 믿을 만한 분을 찾기 어려운 것이 현실이지만 해외에서는 워낙에 임금 수준이 낮기 때문에
부담 없이 육아를 도와줄 수 있는 분을 찾기가 어렵지 않다.

참고로 유치원이나 공립학교 교사 급여가 보통 100$~200$ 수준이다. 우즈베키스탄에서는 아이들이 사립학교 어린이집 및 유치원 과정에 다니기 때문에 집에서 아이를 돌봐주는 사람을 고용하고 있지 않지만 만만치 않은 해외 육아의 큰 힘이 되어준 것은 와이프 옆에서 가족처럼 같이 아이들을 같이 양육해준 사람이 있었기 때문이다.

 

# 3. 가족들과 함께하는 시간이 많다



해외근무의 특성상 한국에서의 삶과 같이 복잡한 인간관계에서 벗어나게 된다. 꾸준히 누군가를 만나고 경조사에 참석하고 여러가지 사회활동을 하다 보면 주말조차 가족들과 함께 하는 것이 매우 어려운 것이 한국에서의 삶이 아닐까?

해외에서는 각종 사회활동이 상당부분 감소하기 때문에 비교적 가족과 함께 하는 시간이 많다. 특히 중앙아시아에서는
주말에는 대부분 가족들과 시간을 보내는 것이 이 쪽 나라들의 특성이기도 하고 야근이 한국처럼 많이 있지 않고 출퇴근 시간도 짧아서 저녁은 보통 집에서 가족과 같이 먹게 되고 한국처럼 출퇴근 시간에 왕복 2~3시간을 소비할 필요가 없다.



 

# 4. 불필요한 교육 경쟁 및 사교육비 지출 감소


확실히 교육에 대한 스트레스가 없다. 물론 아이가 아직 어려서 그런 것도 있지만 과도한 조기교육 및 사교육 지출에 대한 부담이 없다. 한국에서의 교육은 세계에서 유명할 정도로 지나치기 때문에 아이는 물론 부모들도 상당한 스트레스를 받는 것이 일반적이다.

아무리 정신을 가다듬고 교육경쟁 구도로 자녀늘 몰아놓지 않으려고 해도 원만한 멘틀을 가지고서는 그렇게 하기 힘든 게 현실이다. 아이들은 시험 및 각종 경쟁에 치여서 학교를 다니는 경우는 거의 없고 오히려 학교에서 수업량이 적거나 너무 공부를 열심히 안 가르치는 학교교육에 불만이 있을 수는 있어도 교육경쟁으로 인한 스트레스는 없다.

일반 공립학교의 교육수준은 상당히 떨어지는 게 현실이다. 하지만 대부분의 외국인들은 아이들을 사립학교로 보내는 것이 일반적이기 때문에 교사의 수준 및 학교교육과정이 생각보다 나쁘지 않다.

키르기스스탄, 타지키스탄, 우즈베키스탄의 사립학교의 종류와 학업비는 매우 다양한다. 최소 300$에서 2000$까지 수업료가 다양한다. 영어로 수업을 하는 경우와 러시아어로 수업을 하는 경우로 나뉜다. 부모의 경제력에 따라서 학교를 정해야 하는 안타까운 현실을 직면하기도 한다.

 

# 5. 문화 다양성에 대한 이해


나 또한 한국에서 30년을 살면서 한국적인 사고의 틀을 벗어나는 것이 쉽지 않았다. 자연스럽게 해외에서 자라는 아들을 보면서 나중에 대학을 졸업하고 어떤 일을 하게 될까라는 기대를 하게 된다. 자연스럽게 다양한 언어와 문화를 습득하면서 성장하는 것과 동시에 다양한 국적의 사람들과 함께 살아가는 경험은 보다 폭넓은 안목을 갖게 되는 좋은 기회라고 생각한다.

사실 외국인으로 해외에 살아가는 고달픔과 억울함, 때로는 차별을 받기도 한다. 이러한 어려움들 조차 아이들에게는 쓴 약이 되고 인생의 밑거름이 되었으면 하는 기대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