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 소련, 중앙아시아 국제개발협력 활동가의 살아가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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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지키스탄 파미르고원 여행과 최고의 친구들 & 와이프

중앙아시아 라이프 2021. 5. 15. 04:51

 

#1 타지키스탄 무르갑에 살고 있는 키르기즈 사람들

 

구 소련이 중앙아시아를 지배하던 시기에 민족과 문화, 지리적인 환경을 고려하지 않은 채 국경선을 결정하는 것은 상당히 일반적이었다. 이러한 불문 명한 국경선은 민족 간에 크고 작은 갈등을 만들어 냈다.

이러한 갈등을 만들어낸 이유는 민족간의 다툼을 통해 러시아가 정치적인 영향력을 끼치기 위한 전략이었다는 설이 중앙아시아에 거주하는 현지인들과 지역전문가들의 공통적인 의견이다.

 

 

이러한 갈등은 현재 발생하고 있는 키르기즈스탄과 타지키스탄의 분쟁 사건이 잘 보여주는데 거의 300여 명의 사상자가 발생한 이 사건은 사실 하루 이틀만의 일이 아니다. 이러한 갈등은 우즈베키스탄과 타지키스탄 사이에서도 상당한 갈등을 야기시키는데 대표적인 지역이 사마르칸트 지역이다.

 

 

내가 타지키스탄에 거주할 때 타지키스탄 사람들이 늘 하는 이야기는 사마르칸트는 타지키스탄의 영토인데 우즈베키스탄이 가져가 버렸다라는 주장을 상당히 많이 들었다. 실제로 해당 지역은 수많은 타직 디아스포라가 거주하고 있고 타지키스탄 언어가 일반적으로 사용되는 지역이다. 물론 우즈베키스탄의 입장에서는 인정할 수 없는 말도 안 되는 주장이다.

 

 

타지키스탄 파미르고원에서도 가장 외진 마을로 알려진 무르갑은 대부분 키르기즈 사람들이 살고 있다. 처음에 이 마을을 방문했을 때 얼굴 생김새가 우리와 비슷한 사람들이 살고 있는 것에 당황했던 기억이 있다. 더군다나 이 마을에는 키르기즈스탄의 번호를 달고 운행하는 차량들도 많았고 타지키스탄의 수도 두샨베 보다도 키르기즈스탄의 제2의 도시 오쉬가 더 가깝기 때문에 경제활동도 두샨베가 아닌 오쉬를 기반으로 하고 있는 사람들이 대부분이었다. 

 

 

나중에 내가 타지키스탄에서의 근무가 끝나고 키르기스탄으로 발령받아서 알게된 사실이지만 기억을 더듬어 보면 이 마을 구경하면서 봤던 양모로 만들어진 긴 모자(칼팍)는 키르기즈스탄 전통모자였다. 즉, 무르갑은 완전한 키르기즈스탄 국민이 살고 있는 지역인 샘이었다. 

 

 

 

 

#2 양고기와 야크고기 

 

지금이야 대한민국이 타지키스탄 보다 훨씬 더 잘 사는 나라가 되었지만 사실 내가 어릴적을 기억해 보면 고기를 그리 자주 먹었던 기억은 없다. 모두다 열심히 살려고 했었고 저축이 미덕이었던 시절에 나는 유년기를 보냈다.

항상 손님으로 방문을 하는 입장이라서 그랬을지도 모르겠지만 여하튼 유목민들의 특성상 고기를 이용한 음식을 주로 먹는 것을 본다. 한국의 경제가 어려울때 식사 한끼 제대로 하기 어려었던 것과 비교하면 그 때도 이들은 고기를 자주 먹고 살았을 것이다. 

 

 

와이프는 오늘 우리가 방문한 집의 딸과 친분이 있는데 국제개발NGO에서 일했던 아내가 진행했던 프로젝트를 통해서 알고 지내게 된 키르기즈 가정이다.  손님대접을 잘하는 것이 유목민들의 미덕이다. 우리가 방문날에 운이 좋게도 결혼식을 준비하는 기간이라서 양도 잡고 키르기즈 전통과자 및 음식을 만들고 있었다. 한국에서 먹는 고기맛과는 다르게 질기고 냄새도 나기 때문에 음식을 즐기는 것에는 큰 관심은 없었지만 양을 잡고 삶고 다양한 음식을 만드는 모습과 풍경은 상당히 재미있는 볼거리였다. 

 

처음으로 먹어보는 야크고기를 기름에 볶은 음식도 먹어보고 한국에서 온 친구들은 양고기와 여러가지 전통 음식을 맛보는 특별한 사람만 할 수 있는 경험을 무르갑에서 할 수 있었다. 이렇게 오지를 여행하면서 현지인들의 집에 들어가서 생활 환경도 경험하고 그들의 집밥을 맛볼 수 있는 것은 큰 행운이며, 매우 특별한 경험이다. 

 

 

#3 파미르고원을 찾는 이유 & 세상의 끝 무르갑

 

 세계의 지붕이라는 별명을 가지고 있는 파미르고원을 왜 찾을까? 여름을 제외하고 일년 내내 눈이 덮혀 있고 연간 강수량도 130mm이하라서 풀한포기 자라기 어려운 곳. 척팍한 자연환경으로 인해 목축업 이외에는 아무것도 할 수 없는 곳.

세계에서 가장 고립된 이곳은 사실 볼거리가 많이 있는 곳이 아니다.

아마도 이곳이 가지고 있는 상징성과 아무나 방문해볼 수 없는 곳이라는 것이 이곳을 찾는 유일한 이유가 아닐까?

예전에 인도 배낭여행을 할때 히말라야 산맥에 있는 레 라고 불리는 고산도시에 어렵게 방문한 적이 있었다. 

기억하기로는 그곳은 문명의 흔적이 있는 고대 도시였는데 파미르고원의 무르갑은 도대체 왜 이곳에 사람이 살고 있는지 도저히 모르겠다. 정치적인 이유로 이곳에 사람들을 이주시킨 것일까?

 

해발 3700미터가 넘는 무르갑에는 인구 7천여명이 살고 있다. 키르기즈와 타지키스탄 그리고 중국을 오가는 화물트럭들이 이 마을을 통과하는 고속도로를 끊임없이 지난간다.  

누구한테는 먹고살기 위해서 반드시 지나가야 하는 곳이며, 누군가는 호기심에 들려가는 곳이며, 또 다른 누군가에게는 이곳은 삶의 터전이다.  

 

세상의 끝, 이 지구별에서 가장 높고 멀리있는 마을 무르갑은 모든 여행자들에게 훈장과도 여행 경험을 선물해 준다. 

 

 

 

 

 

 

 

한국에서 타지키스탄까지 여행을 온 친구들... 일주일이라는 짧은 일정으로 파미르고원까지 함께한 제정신이 아닌 멋진 친구들이다. 

아기 야크와 아내

 

파미르고원에서 만난 목동과 아이들
파미르고원의 하늘과 산
한 여름에도 눈이 쌓여 있는 파미르의 높은 산
파미르고원에 있는 수많은 호수 중의 하나
무르갑 마을 산책 
키르기즈 전통 과자를 만드는 중
와이프와 친구 굴나라
흔히 보는 양, 염소 때
파미르 가는 길의 돌담
와칸벨리 건너편으로 보이는 아프가니스탄
파미르고원 가는 길에 들린 식당과 전통음식 기름밥
파미르고원 무르갑
파미르고원에 있는 어느 돌산 정상에서 기념촬영